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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네 동네'의 사이트 폐쇄를 바라보며

블로그(2003.07.02) URL: http://ith.kr/blog/20030702_linuxsarang_close.html


지식인에 갔다가... 하나포스 자료실에 갔다가... 욕설이 난무하는 댓글을 보면서...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그러한 언어 폭력에 지친 한 사이트의 폐쇄를 바라보며 느꼈던 서글픔을 새삼 떠올렸습니다. '적수네 동네'라는 유명한 사이트의 운명을 다시 떠올립니다. 다시 문을 열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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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적수네 동네'의 사이트 폐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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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태의 씨글날글 [4336(2003)년 2월 21일]
'적수네 동네'의 사이트 폐쇄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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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사건에 이어 또 한 가지 우울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리눅서들이 가장 즐겨찾는 리눅서들의 사랑방인 '적수네 동네(리눅스사랑=http://linux.sarang.net)' 사이트가 2003년 2월 17일로 폐쇄되었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은 '사이트지기인 김병찬(25)씨는 익명 게시판에 올려진 악의적인 글을 더이상 관리하고 삭제하기에 한계를 느껴 사이트를 닫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사를 실었군요.

----------------- 기사 내용

... 생략...

리눅스사랑 사이트에는 ‘떠들어 보세’라는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자유게시판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곳에 익명을 이용해 스토킹에 가까운 악의적인 글이 최근연속적으로 게재됐고 저속한 내용이나 인신공격을 담은 글까지 올라와 자유스런 의사교환이 목적인 게시판으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것.

이에 염증을 느낀 운영자 김씨가 차라리 사이트를 닫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했다는 게 이들의 추측이다.

... 생략...

리눅스 사랑을 자주 이용했던 한 네티즌은 "리눅스 사용자들에게 정말 유용했던사이트가 폐쇄돼 아쉽다"며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을 악용해 게시판을 쓸모없이 만드는 일부 네티즌이 결국 리눅스사랑같은 좋은 사이트를 없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포털사이트 엠파스가 네티즌 1천459명을 대상으로 정보통신부가 추진중 인인터넷 게시판 실명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61%가 ‘루머, 비방, 음란광고가 줄어들어 게시판 예절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 기사 끝.

구체적인 사연은 잘 모르겠지만 상처를 받고 지쳐서 사이트 운영을 중지한다는 점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이트 폐쇄 후 남겨진 사이트 지기의 글을 보면 알 수 있죠.

----------------- 사이트 폐쇄 안내문
흔적이 남고...

상처도 남는다...

그리고지쳤다 . . .

조금쉬고싶다 . . .

그만자야겠다 . . .

칼럼지기님들 죄송하네요 . . .

대구 희생자분들께 애도를 표합니다 . . .

----------------- 사이트 폐쇄 안내문 끝.

**사진: 사이트 폐쇄 후의 '적수네 동네' 첫 화면, 폐쇄 안내문

'적수네 동네'의 이전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적수네 동네'의 운영 방향은 '단지 즐겁기 위해 만들어진 홈페이지입니다. 즐겁기 위해서... ...중략... 저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듣고 같이 웃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듣고 같이 웃고자 했던 사이트 하나가 폐쇄된 일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진: '적수네 동네'가 운영될 때의 첫화면. 즐겁기 위해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운영한다는 말이 화면을 가득 메웁니다.

'적수네 동네' 폐쇄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적수네 동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던 이유도 있지만 제 홈페이지인 [김중태 문화원]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정보는 어떠한 형태로든 공개, 공유되어야 하고 인터넷의 게시판은 누구나 읽고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 기본 논지입니다. 그래서 유료가 되었건 무료가 되었건 가능한 함께 봐서 좋은 정보는 공개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요즘 여러분이 보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인터넷 문서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홈페이지의 게시판 역시 작년 말까지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게시판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제 홈페이지가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게시판에 들락거리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사용자 사이에 다투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노골적인 성인 광고는 지속적으로 올라왔죠. 처음에는 광고를 지웠지만 어느 순간 광고 지치는 것이 힘들어 게시판 쓰기를 막고 새로운 주소로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새 게시판 역시 순신간에 성인 광고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제가 광고를 지운다 해도 지우기까지 시간 동안은 청소년이 성인 광고에 노출됩니다. 결국 두 개의 게시판을 모두 없애고, 올해 1월부터는 회원제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낙서판에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게시판 안내문에 밝힌 것처럼 회원제로 했을 때도 광고글이 올라오면 레벨제로 전환할 생각입니다. (회원제로 변환한 이후에는 광고성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네요.)

홈페이지를 운영하다 보면 지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무료 홈페이지를 운영할 때는 '내가 왜 이런 돈도 안되는 일에 시간과 정력과 돈을 투자하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가 듭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사이트가 될 거라는 기대감과 사명감으로 무료 사이트를 운영합니다.

이때 사이트 운영자에게 계속 운영할 수 있는 힘을 보태주는 것은 홈페이지 사용자의 격려입니다. 반면 '적수네 동네'처럼 욕설이 난무하면 그야말로 후회와 회의가 밀려오죠. 그래서 정말 좋은 사이트가 어느 순간 문을 닫는 일이 생깁니다.

제 컬럼란으로 일부 컬럼을 옮긴 정유진님이 운영했던 '유진닷컴' 사이트 역시 수 많은 방문자가 들락거리던 좋은 사이트였지만 일부 사용자의 욕설로 인해 문을 닫은 사례입니다. 사용자가 게시판에 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문을 닫은 것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많이 힘들고 지치던 상황에(몸도 아프고 시간도 없고... 홈페이지 운영할 기력이 없는 상황에서..) 안좋은 꼴을 보게 되면 바로 문을 닫게 되는 것이죠. 즉 사용자들의 나쁜 행동이 사이트 운영에 지쳐있던 사이트 지기의 폐쇄 결정을 촉발하는 촉매제로 작용하는 겁니다.

[김중태 문화원] 역시 무료로 운영하는 도중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지금도 어려운 상황에서 운영 중입니다만... ^_^; ) 아마 제가 제가 PC통신 시절부터 10여년간 BBS를 운영하면서 쌓은 경력이 없었다면 [김중태 문화원]도 쉽게 무너졌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10여년이 넘게 BBS를 운영하면서 다진 내공(?) 덕분에 어지간한 일에는 견디는 체질이 되었고 이것이 요즘 [김중태 문화원]을 조금씩 알찬 내용으로 변환시키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좋은 사이트를 만났을 때 그 사이트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야 합니다. 격려하고 감사의 글을 올리면 그 사이트는 어려운 처지에도 계속 유지될 것이고,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면 그 사이트는 문을 닫을 겁니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속담은 언제나 맞는 금언입니다. 폭언을 일삼아서 좋을 일은 없습니다. 욕을 해서 여러분에게 득이 될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상대방과 싸움 밖에 더 하겠습니까? 좀더 사랑스럽고 좀더 따뜻한 말로 인터넷을 채워나가는 네티즌이 많아진다면 좋은 사이트도 많아질 겁니다. 조금만 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터넷을 사용합시다. 따뜻한 말이 많아질수록 인터넷도 따뜻해집니다.

------- 내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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