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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다 삼천포(三千浦)로 빠지는 이유

IT문화원(2009.10.09) URL: http://ith.kr/blog/20091009_samcheonpo.html


'잘 나가다 삼천포(三千浦)로 빠진다'는 말이 있다. 이야기나 일이 잘 진행되다가 엉뚱한 곳으로 빠질 경우 사용하는 말이다. 이 말에는 세 가지 유래가 전하는데 개양역 이야기가 사실에 바탕한 것이라 이를 정설로 보는 것이 좋다. 유래 하나는 옛날에 장사꾼이 장사 잘 되는 진주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삼천포로 빠져 낭패를 당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해 해군이 귀대할 때 삼량진에서 진해 기차(汽車)로 갈아타지 않고 삼천포 가는 기차로 갈아타는 바람에 귀대(歸隊)가 늦어지는 일이 있어 생겨났다는 것이다.


가장 사실적인 유래는 개양역 편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부산(釜山)에서 출발해 진주와 삼천포로 가는 경전선 열차(列車)가 있었다. 당시 이 열차는 행선지가 다른 열차를 연결해 운행했는데, 앞 부분은 진주행, 뒷부분은 삼천포행으로 운행되었다. 이 열차는 진주 전인 개양역에서 열차를 분리한 다음에 앞 부분은 그대로 진주로 가고 뒷부분은 뒤로 빠져 삼천포로 빠졌다. 물론 안내방송이 나오기는 했지만 부산에서 진주까지 거리가 멀다보니 뒷 객차에서 술을 마시거나 피곤에 잠이 든 사람이 분리 사실을 모르고 그대로 타고 있다가 삼천포로 빠지는 일이 흔했다. 따라서 삼천포로 빠지지 않았다면 진주로 갔을 것이다.

계양역
* 계양역 모습(사진: 위키피디아의 계양역 설명)


개양역에서 분기되어 사천을 거쳐 삼천포까지 가는 이 철도의 이름은 '진삼선'으로 진주와 삼천포를 잇는 철도였다. 진삼선은 우여곡절이 많은 철도로 1910년부터 시도되어 무려 55년만인 1965년에야 완전 개통(開通) 된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다. 1910년에 진주 부호들이 진삼선 철도 건설을 추진하다가 국권 상실로 중단되었고, 1936년에 시도된 건설은 태평양전쟁으로 인해 중단되었고, 해방 후인 1946년의 시도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중단(中斷)된다. 그러다 1953년에 사천에 군용 비행장이 들어서면서 개양-사천 구간이 군용 목적으로 먼저 개통되고, 1960년에 사천-삼천포 사이 공사가 시작되지만 5.16 쿠데타로 중단된다. 결국 1964년에 다시 재개되어 1965년 12월 7일에 개통되었으니 6번의 시도와 55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서야 진삼선이 개통된 셈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적자 노선으로 바뀌면서 15년만에 사천-삼천포 구간부터 중단되면서 결국 철도 대신 도로로 바뀐다.

선로(線路)는 사라졌지만 삼천포역 건물은 복싱연맹체육관으로 남아 있고, 개양-사천 구간에 있는 철도터널인 죽봉터널은 영화 "살인의 추억" 촬영(撮影)지로 주목(注目)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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