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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위기, 삼성과 LG에도 닥칠 위기

IT문화원(2010.05.07) URL: http://ith.kr/blog/20100507_nokia_down.html


앱스토어 1년. 노키아 적자 반전, 모토로라 매출 반토막.
현재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는 애플 충격으로 공황 상태다. 애플 앱스토어가 등장하던 2008년 7월에만 하더라도 세계 휴대폰 업계는 10년 동안 구축된 힘의 균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앱스토어가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한 2008년 3분기 노키아는 무려 분기에만 14억 6900만유로(약2조4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고 있었다. 12년째 흑자라는 기록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앱스토어 등장 1년 뒤인 2009년 3분기에는 매출이 조금 줄거나 이익이 조금 주는 정도가 아니라 4억 2600만유로(약4천200억 원) 손실로 반전된다. 우리의 삼성과 LG가 언제 저놈의 노키아 한 번 따라잡나 했던 '대 노키아'라는 제국이 앱스토어 등장 1년만에 무너진 것이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38%를 유지했지만 대당 판매 가격은 62유로에 불과했다. 휴대폰을 10만 원에 팔아서 어떻게 이익을 남기겠다는 말인가? 더구나 'Comes with Music'에서 110유로 휴대폰 구입자에게 1년간 무료 음악 서비스 제공하기 했는데도 말이다. 저렴한 휴대폰에 무료 음악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데도 1년 지나도록 전세계 가입자 10만 명에 그쳤다. 영국은 3만 명이지만, 이탈리아는 700명 수준으로 유명무실했다.

모토로라는 더욱 처참했다. 모토로라의 2009년 3분기 휴대폰 사업부문 매출은 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앱스토어 등장 1년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이들 기업이 어떤 기업인가?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이다. 환율 5% 변동되면 이익을 까먹기 때문에 환율방어팀이 있고, 내년도 날씨까지 예측해서 장사하는 기업이다. 시장 수요를 예측해서 부품은 1~2년 전에 주문해두어야 하는 기업이다. 내년에 5억 대 생산할테니 파트너에게 액정 5억 개, 키패드 5억 개, 반도체 5억 개, 배터리 10억 개를 미리 주문해두어야 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1년 뒤 반토막 매출을 예상하지 못 했다. 그만큼 세계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물론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정보공유가 쉬워짐으로써 쏠림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정보 장벽으로 가두고 매스미디어 물량 공세로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닌 것이다.

생각해보라. 내년에 현대자동차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삼성전자 매출이 반토막 난다고 해보아라. 아마 대한민국의 국가적 재앙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런 일이 현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준비 소홀이 2009년의 매출에 덜 영향 미친 이상한 상황
그런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9년에 휴대폰 매출 감소가 적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스마트폰 준비가 소홀해서다. 스마트폰 매출 비중이 낮다보니 일반폰을 동남아, 중남미, 중국 등에 팔아서 매출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노키아나 모로로라는 스마트폰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아이폰에 얻어맞음으로써 충격이 컸던 것이다. 하지만 1~2년 뒤에는? 결국 세계는 스마트폰으로 갈 것이고, 삼성과 LG의 매출도 뼈를 깎는 준비가 없다면 모토로라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내가 만난 기업체 관계자들의 인식을 보면 여전히 미래에 대한 준비보다는 과거에 집착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결국 대세는 국내 휴대폰사업의 급격한 하락세
요즘 경제 관련 기사를 삼성전자의 매출 호조를 언급하면서 목표주가를 125만원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기사가 넘친다. 이런 기사에는 삼성의 휴대폰 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과연 그럴까?

LCD 반도체 실적 호조로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은 2010년 1분기도 좋았다. 그러나 휴대폰 사업은 그렇지 않다. 대수로는 6430만대 판매로 전기대비 6.5% 감소했다. 4분기만에 판매량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 수치는 큰 문제 아니다. 무선사업부 매출액은 2010년 1분기 8조5700억원으로 작년 4분기에 비해 8.1% 내려갔다. 전체 통신부문 매출액은 9조1800억원으로 전기대비 9.3% 떨어졌다. 매출이 떨어졌는데도 통신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통신부문 영업이익률은 12%의 두자리를 유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09년 4분기에 3조 1525억 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는데 2010년 1분기에는 1조 8083억 원만 사용해서 가능했다. 2009년 4분기 통상 삼성전자 브랜드 마케팅 비용을 통신부문에서 부담했던 것을 고려하면 통신부문 마케팅 비용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통신 부문 이익 1조1천억이라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는 장사를 잘해서가 아니라 마케팅비를 줄여서 만든 것이다. 그러나 마케팅비를 계속 줄일 수는 없다. 마케팅비 감소는 결국 매출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므로.

일반폰 시장에서도 밀리는 LG는 더 심각하다. LG전자는 2010년 1분기 실적이 휴대폰사업 매출 3조1396억 원, 영업이익 277억 원을 기록했다. 물량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저가폰 판매였기 때문에 이익은 급격하게 줄었다. 2009년 2분기만 해도 12%였던 영업이익률은 1년이 되기 전에 0%대로 떨어진 것이다.

대세는 한국의 휴대폰 사업 악화다. 한국의 2010년 1분기 휴대폰 수출은 전년 대비 28.2%나 감소했다. 그나마 중국과 개발도상국 수출이 받침되어 이 정도다. 유럽연합(EU) 수출은 36.6%, 미국 수출은 34.6% 감소했다. 반토막까지는 아니지만 올 1분기에 벌써 3분의 1은 줄어드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올해 2분기에서 내년으로 가는 흐름이다. 더 급격한 하락만 보일 뿐,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업은 살 떨리는 위기감 느껴야 산다
한국의 위험은 IT 관련 사이트를 통해 오래 전부터 감으로 전해졌다. 2년 전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삼성과 LG 제품을 소개하던 Engadget, gizmodo, 테크크런치 같은 사이트에는 올해 들어서 국내 제품 소개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나마 몇 개 소개한 것이 '최악의 쓰레기. 이런 휴대폰을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는 식의 평이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하지만 마이동풍이다.

최대 시장인 북미시장에서 수출 감소는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다. '개도국에서 매출을 메꾸지'라는 생각은 혼자만의 생각이다. 북미시장에서 삼성과 LG 제품을 볼 수 없게 되고 소개가 안 된다면 곧 다른 국가에서도 삼성과 LG 제품을 볼 수 없는 상황으로 연결된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사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서든 미국시장에서 수성하고 좋은 평을 받아야 한다.

두 자리수 이익을 자랑하면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위기감을 갖고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지난 1년 동안 해외 기업의 성쇠가 보여준 무서운 변화처럼 앞으로 1년의 변화가 무서운 시대다. 아이폰으로 인해 시작된 국내 통신환경의 변화는 모바일 혁명의 맛보기에 불과하다. 진짜 무서운 전쟁은 지금부터다. 지금부터 죽느냐 사느냐의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미우나고우나 국내기업이니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삼성과 LG의 매출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기를 벗어나려면 솔직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IT전문가와 소비자, 국민의 지혜를 빌려야 한다. 국내기업이 지금 언론플레이로 주가 방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님을 경영진이 인식했으면 한다. 소름이 돋는 위기감을 느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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