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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진화에서 배우는 교훈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30114_wff.html


음악의 진화에서 배우는 교훈

세계미래포럼. 2013.01.14.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자판기에서 디지털 상품까지 진화한 음악

근세기를 돌아볼 때 IT기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여 적응한 문화 영역은 음악 쪽이라 할 수 있다. 140여년 전까지 음악은 왕족과 귀족의 소유물이었다. 수제천이라는 궁중아악은 경복궁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지 지방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었다. 지방에는 궁중아악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도 지방에서 듣거나 평민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아니었다. 궁중아악이나 교향곡이라는 음악은 귀족만 들을 수 있는 귀족 소유물이었다.

1877년 에디슨의 축음기가 발명되면서 소리를 저장해 다른 지방으로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이때부터 지방의 평민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1857년 스코트의 축음기를 비롯한 전작들이 있으나 대중화를 이끈 것은 에디슨의 축음기부터라고 할 수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원통형 축음기가 나오자 새롭게 등장한 발명품이 주크박스다. 동전을 넣고 여러 곡 중에서 한 곡을 선택하면 실린더가 돌면서 음악이 재생되는 원통형 축음기 주크박스는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최초의 자판기라는 점에서 혁명적인 자판기라 할 수 있다. 이후 축음기는 원통형 매체에서 벌리너가 개발한 쟁반 형태로 바뀐다. 이 까만색 쟁반 형태의 매체를 우리는 음악을 담은 쟁반이라는 의미로 '음반'이라고 부른다. 음반은 SP에서 LP로, 제각각이던 회전속도는 분 당 33과 1/3회전으로, '모발, 종이, 구리, 주석, 수지'였던 소재는 비닐로 개량되면서 현대식 음반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CD를 통해 아날로그인 음악을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성공한다. 문화상품 중에서 가장 먼저 대중화된 디지털 상품은 회화도, 조각도, 책도, 신문도, 라디오, TV도 아닌 음악이라는 사실에서 음악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세상 변화에 적응하면서 진화했는지 알 수 있다.


대중의 욕망을 따라가는 기업이 리더

음악산업사를 보면 무수한 발명과 기업이 경쟁을 하면서 부침을 거듭했는데,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대중의 욕망을 따라갔다는 사실이다. 에디슨의 원통형 축음기는 에디슨이 선곡한 음악 위주로 수록한 반면, 신상품인 음반은 대중이 원하는 대중가수의 노래를 실어 에디슨의 원통형 축음기를 이겼다. 몇 곡만 수록할 수 있던 LP, CD와 달리 수 만 곡을 들고 다니면서 원하는 노래를 듣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망을 충족시킨 아이팟이 음악시장을 강타했다. 또한 애플은 소유경제인 음악을 공유경제로 전환시키면서 시가총액 700조 원이 넘는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산업혁명 시대의 재화는 유형의 상품이라 생산할 때도 많은 비용이 들고 운송하는 비용, 시간의 제약, 복제 불가능 등의 다양한 제약이 따랐다. 반면 디지털 상품은 생산 복제가 쉽고 운송 비용과 시간이 안 든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디지털 상품의 특징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클릭 한 번이면 누구나 공유하거나 복제할 수 있는데 원본과 똑 같다. 또한 패러디를 비롯한 2차 저작물 생산이 매우 쉽다. 영어콘텐츠가 아닌 한국어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10억 회 재생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는 이유는 디지털시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공략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의 빠른 확산에는 유튜브라는 매체와 이를 소문낼 소셜네트워크의 발달, 플래시몹과 패러디를 통한 재생산이 큰 기여를 했다. 음반으로 찍어서 배로 운송해야 하는 과거라면 한국가수 노래가 한 두 달만에 세계인을 사로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음악이라는 분야를 예로 들었지만 거의 모든 산업과 문화가 음악이 진화한 길을 따라갈 것이다. 유형에서 무형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소유에서 공유로, 판매에서 서비스로 변화는 대부분의 산업이 가야할 미래라는 점에서 음악산업의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음악산업사의 진화과정을 벤치마킹하는 것만으로도 현재 자신이 속한 산업 분야가 가야할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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