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첫화면으로





중앙집중식 경제에서 분산형 경제로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30412_wff.html


중앙집중식 경제에서 분산형 경제로

세계미래포럼. 2013.04.12.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말한 것처럼 미래에는 개인끼리 에너지를 생산하고 거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사우디의 알라가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의 홍길동이 구입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처럼 제러미 리프킨은 개인이 생산한 에너지를 개인이 사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1차산업혁명이 석탄에너지와 인쇄술이라는 정보기술의 결합에 의해 일어난 것처럼, 3차산업혁명은 개인들의 재생에너지와 인터넷이라는 정보기술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모바일과 인터넷은 20세기 경제를 대부분 공유경제로 변화시킬 것이고 인류는 공유시대(Age of Sharing)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사실 공유라는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다. 우리가 뉴욕까지 전세기를 타고 간다면 기름값만 수천 만원이 들 것이므로 3억 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300명이 탄다는 조건으로 1인 당 100만원씩 내고 3억 원을 모아주면 항공사가 비행기를 띄운다. 열차 역시 천 명이 탄다는 조건을 바탕으로 5만원의 비용으로 가는 것이다. 혼자서 비행기를 독점한다거나, 혼자서 KTX를 독점한다면 수 천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타고다니는 고속버스, 열차, 항공기가 이미 소셜쉐어링의 한 분야다.

그렇다면 과거와 미래의 소셜쉐어링이 다른 부분은 무엇인가? 주체가 중앙집중식 기관에서 개인들 중심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이런 항공기, 열차 공유 서비스를 대한항공, 철도청(Korail) 등이 제공했다. 중앙기관이 제공하고 개인이 이를 소비하는 형태인 것이다. 반면 미래에는 개인이 제공하고 개인이 구입하는 형태로 변화할 것이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개인이 올리고 개인이 구매하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의 경우 수 십 년 동안 기업이 만든 것을 개인이 사는 전형적인 중앙판매 방식의 경제에 속했다. 한컴이 포장해 상자로 판매하는 아래아한글을 사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판매하는 윈도XP와 오피스를 구입하고, 어도비사의 포토샵을 구매했다. 게임도 EA 등에서 CD로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구입해 즐겼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서울의 홍길동이 포항에 사는 개인 개발자에게 1천 원을 주고 일정관리 프로그램이나 바둑게임을 산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2008년에 애플 앱스토어가 등장하면서 환경이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개발자 오픈마켓인 앱스토어는 모든 개발자에게 자신이 개발한 것을 올리고 팔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었다. SW개발자들의 수 십 년 인생에서 처음 일어난 혁명적인 사건이다. 개발자들이 개인적으로 만들어 올린 프로그램을 올리기 시작했고, 일 주일에도 여러 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하는 성공신화가 전설처럼 이어졌다. 이제 사람들이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에서 구입하는 프로그램의 상당수는 개인이 만든 것이다. 포항의 김철수가 올린 앱을 서울의 홍길동이 1천 원에 구매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애플은 아이북스(iBooks) 시장도 열었다. 아이북스 편집기를 제공하고, 아이북스 스토어가 열림으로써 누구나 자신이 만들어놓은 문서나 책을 아이북스스토어에 올려놓고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앱스토어나 아이북스스토어보다 먼저 개인간 거래 시장을 연 서비스는 애플 아이튠즈(iTunes)다. 애플은 아이튠즈에 누구나 노래를 올려서 판매할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버드몬스터와 같은 그룹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이튠즈가 등장한 뒤로 미국에서는 수 많은 밴드가 앨범을 직접 생산, 유통하고 있다. '버드몬스터' 밴드는 자신들이 모은 1만 5천 달러라는 적은 돈으로 미니 앨범을 만들었다. 스튜디오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PC로 믹싱 및 녹음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노래는 MP3 파일로 만들어져 아이튠스 등을 통해 판매되었다. 유명해지자 중앙집중식 방식의 유통사인 많은 음반사가 계약하자고 했지만 그들은 계약을 거절했다. 피터 아쿠니는 "음반회사를 통해 발매했을 경우 입을 손실에 비해 얻을 것이 없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는 자본주의 음악을 해체하는 음악계의 혁명이다.

과거의 방송은 중앙기관인 방송국에서 만들어 독점적으로 제공했으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라온 수 많은 동영상은 개인이 올린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사진작가나 기자들이 찍어서 올리는 사진보다 훨씬 많의 사진이 개인들에 의해서 촬영되고 인터넷에 올라온다. 피카사, 플릭커,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에는 수 많은 사진이 매일 개인에 의해서 등록되고, 이 사진을 개인들이 다시 이용한다.

주택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 www.airbnb.com)도 개인이 집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에어비앤비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조와 브라이언의 아파트에서 2007년부터 시작한 서비스다. 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디자인 컨퍼런스 주변의 호텔이 다 차자 참석자 몇 명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주게 된다. 이 사업이 확장되어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남는 방을 빌려주고 수익을 거두는 모델로 성장한다. 한국에서도 유사 서비스로 코자자(www.kozaza.com), 비앤비히어로(www.bnbhero.com) 등이 등장했다.

앱스토어, 아이북스,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와 같은 서비스의 특징은 개인이 제공하는 용역과 재화를 개인이 구매하는 분산형 직거래 방식이라는 사실이다. 재화나 용역의 성격에 따라서는 여전히 중앙집중식 방식이 더 경제적이고 편리한 분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분야는 개인이 제공하고 개인이 제공받는 분산형 방식으로 산업모델과 사업모델이 바뀌어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델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서 미래의 성패가 달라질 것이다. 아이튠즈와 앱스토어의 성공으로 애플이 시가총액 700조의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음을 기억한다면 분산형 경제의 무서움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분산형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go 사보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