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첫화면으로





온라인서점에서 전자책 시장으로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31224_sisa.html


온라인서점에서 전자책 시장으로

시사저널 2013.12.24.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아마존은 킨들로 종이책 시장을 추월해

아마존(www.amazon.com)은 현재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으로, 지금은 책 외에도 다양한 물건을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아마존은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창업한 회사다. 제프 베조스는 프린스턴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수재이며, 인텔의 제안을 거부하고 무명 벤처를 선택할 정도로 도전의식이 강한 사람이다. 그는 이후 월스트리트로 가서 펀드매니저라는 분야로 전직을 감행한다.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지만 그는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단 1년 만에 26살의 최연소 부사장직을 맡을 정도로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는 1994년에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자 안정적이고 고액인 월스트리트의 부사장직을 박차고 나와 창업을 결심한다. 그는 뉴욕에서 시애틀로 떠난 뒤 인터넷서점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고 주변 사람에게 2백만 달러를 모아 사업을 준비한다. 마침내 1995년 7월에 인터넷서점인 아마존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7년에는 147억 8350만 달러 매출에 4억 76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다. 2012년 아마존의 매출은 610억 달러로 북미 전자상거래 1위를 기록했고, 2013년 3분기 매출의 경우 2012년 3분기보다 24% 증가한 171억달러로 꾸준하게 고속 성장하고 있다.

아마존도 많은 시련을 겪었다. 닷컴붐 붕괴 시절에는 리만브러더스가 1년 안에 아마존 닷컴이 망할 것이라고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는 하락하고 적자는 증가했다. 100달러에 이르던 주식은 6달러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2001년 1300명에 이르는 직원을 해고하고 책만 파는 서점에서 장난감 전자제품을 파는 종합 쇼핑몰로 변신하면서 마침내 위기를 극복하고 흑자로 전환했다.

2008년 11월에 아마존은 킨들(Kindle)이라는 전자책단말기를 내놓고 전자책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킨들은 2008년에 50만대 이상 팔리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으며, 2010년에는 전자책이 양장본 판매량을 넘어서면서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전 세계 언어로 된 모든 책을 60초 안에 제공하는 것”이라는 아마존의 꿈이 공상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마존의 킨들은 성공을 거두었다.

킨들이 성공을 거둔 요인은 많다. 킨들의 장점 중 하나는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와 제휴를 맺고 이동통신망을 통해 콘텐츠를 내려받는 편리함이다. 이통사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책을 검색하고 내려받을 수 있는데, 책가격만 지불하면 된다. 통신사용료는 아마존에서 지불한다. 2009년에는 화면이 2.5배로 커진 ‘킨들 DX’를 출시했는데, 기존보다 훨씬 예뻐졌고 성능도 개선되었다. 2013년에는 새롭게 선보인 뉴킨들페이퍼화이트는 종이책처럼 하얗고,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며, 어두우면 안 보이는 전자책의 주요 약점을 개선하여 어두운 곳에서 선명하게 보인다. 태블릿PC인 킨들파이어는 컬러로 된 전자책을 보는데 최적화되어있다. 적어도 전자책 분야에서 아마존은 끊임 없이 새로운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미국의 전자책 시장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구글의 디지털 도서관 본격 진출,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뉴스 및 각종 구독 서비스, 아마존의 킨들 출시가 물고 물리면서 전자책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당분간 전자책 시장은 아마존과 구글, 애플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책 출판 회사인 북토피아가 2010년 파산 선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북토피아는 1999년에 120여개 출판사가 자본금을 모아서 설립한 전자책 회사다. 2001년에는 전자책 제작 판매사인 와이즈북과 합병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가 되었다. 2007년 매출은 약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과 미지급 저작권료 부채 등이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 북토피아는 경영이 방만했다. 지금까지 제작한 12만 권의 전자책 중에서 저작권 문제 및 기타 사유로 겨우 50%만 매장에 진열된 상태다. 그리고 그 중 한 권 이상이라도 팔린 책은 20%도 되지 않는다. 분기에 1곡 이상이라도 팔린 노래가 98%라는 롱테일 이론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셈이다. 수익에 집중하기보다는 코스닥 상장 등으로 돈을 조달하는데 집중했던 것과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정책 혼란이 이유다. 결국 북토피아가 파산함으로써 전자책을 구입했던 수 많은 고객이 피해를 입었고, 한국의 독서팬은 전자책에 대한 불신을 깊이 안게 되었다. OPMS의 ‘메키아’가 북토피아 콘텐츠 12만 종을 인수해 전자책 판매 사이트로 다시 시동을 걸고 있지만 한 번 쌓인 불신은 독자와 출판계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이 때문에 2013년 한국의 전자책 시장은 여전히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 전자책 단말기 시장도 좋지 않다. 네오럭스의 누트 시리즈가 고객 대응 실패로 시장에서 참패를 당하고 철수하고, 삼성이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전자잉크 단말기가 고전하고 있다. 현재 교보문고에서 ‘교보문고 샘’을 예스24에서 ‘크레마샤인’을 내놓으면서 전자잉크 단말기 시장을 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콘텐츠와 연계성 부족으로 아직은 시장에서 호응이 높지 않다.

그런 와중에 꾸준하게 기술력을 키워온 업체들에 의해 조금씩 한국의 전자책 시장이 수요를 키우고 있다는 점에 희망을 걸고 있다. 2013년에 ‘그레이 50가지 그림자’ ‘열린책들 세계문학’ ‘열혈강호’ ‘식객’ 등의 앱북이 10만 부를 넘어섰으며, 퍼블스튜디오의 ‘옆집 아이’는 5만부 이상 팔리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옆집 아이’의 경우 국내에서 2만 5천 부, 영미권에서 2만 5천 부가 팔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전자책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전자책이 몰락해가는 출판사와 신문사, 잡지사를 구할 구원투수가 될 지는 누구도 모른다. 다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시도가 성공을 거둔다면 새로운 유형의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전자책의 무제한 정액제를 시험 중이다. Oyster와 Scribd가 무제한 정액제 모델로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는데, 매달 10달러도 안 되는 돈만 내면 10만 권 이상의 책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독서층의 전자책 유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출판시장은 종이책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아마존이 만든 온라인서점으로 변화했고, 이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변화해야 할 시점이다. 북미시장은 아마존이 있어 책독자와 출판사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종이책 시작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라 전자책 시장으로 이전이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경우 독서인구 자체의 소멸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 문제는 2014년에 출판계와 서점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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