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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마피아의 힘과 영향력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40304_sisa.html


페이팔 마피아의 힘과 영향력

시사저널 2014.03.04.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실리콘밸리를 주도하는 페이팔마피아의 힘

페이팔은 서비스 자체로도 크게 성공을 했지만 페이팔을 창업한 사람들이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매우 주목받는 낱말이 되었다.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사람들이 미국 실리콘 밸리를 움직이는 하나의 큰 세력이 되면서, 이들을 일컬어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페이팔 마피아는 2007년에 포춘지에서 페이팔의 성공을 다룬 기사를 실으면서 알려지게 된 용어다. 한국에서는 조성문님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블로그와 위키피디아를 통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페이팔(PayPal.com)은 1998년 12월에 설립된 서비스로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 중 하나로 페이팔이 지닌 장점 중 하나는 이메일 주소로 돈을 상대에게 입금하거나 상대로부터 입금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이메일을 이용해 상거래를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번호나 계좌 번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따라서 개인정보 유출 방지나 보안에 좋다. 또한 이메일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니 거래도 편리하다. 그런 면에서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 금융계가 주목해야 할 방법이 바로 페이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페이팔의 새로운 금융 거래방식은 미국의 주목을 받았고 페이팔은 약 1.8조 원이라는 거액으로 이베이에 매각된다. 거액의 매각 덕분에 페이팔 초기 멤버들은 부자가 되는데, 이들이 다른 벤처에 투자하면서 페이팔 초기 멤버는 ‘페이팔 마피아’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실리콘밸리의 파워그룹으로 성장하게 된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부르는 사람은 피터 씨엘이다. 물론 피터 씨엘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이유만으로 대부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페이팔 멤버 사이에서 피터 씨엘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에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페이팔의 탄생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페이팔 창업자인 맥스 래브친(Max Levchin)은 일리노이 공대 출신으로, 새로운 창업을 위해 스탠포드 옆 팔로 알토(Palo Alto)의 친구 집으로 이사한다. 그리고 스탠포드대에서 강의를 듣다가 헷지펀드 매니저인 피터 씨엘(Peter Thiel)을 만난다. 6명만 듣는 수업에서 둘이 만난 것이다. 점차 친해지자 맥스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피터에게 말하고, 피터가 투자가를 소개시켜주겠다 해서 맥스가 회사를 만드는데, 개발자였던 그는 CEO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피터에게 CEO가 없다고 하자, 피터가 ‘내가 당신 회사의 CEO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피터가 페이팔의 CEO가 된다. 처음 회사 이름은 컨피니티 (Confinity)였는데, 나중에 일론 머스크가 만든 인터넷 은행 X.com과 합병하면서 이름이 페이팔로 바뀌었다.

처음 만든 제품은 팜 파일럿(Palm Pilot)에 정보를 저장하는 소프트웨어였는데 실패한다. 하지만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돈’을 저장할 수 있겠다는 전환을 이루어내고, ‘돈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전송하기’ 아이디어로 발전해 페이팔이 탄생한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로 투자자를 설득했고, 투자자는 팜파일럿으로 50억 원(450만 달러)를 보내 투자를 한다. 그리고 이 돈을 바탕으로 페이팔마피아라 부르는 쟁쟁한 멤버들을 끌어모으게 된다.

또한 씨엘은 페이팔 초기는 물론 페이팔 매각 후에도 많은 벤처에 투자하는 안목을 보이면서 대부로서 위치를 다진다. 씨엘은 페이스북의 가능성을 보고 최초로 마크 저커버그에게 투자해 1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돈은 나중에 페이스북이 상장되고 시가총액 1천 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몇 조 원의 주식으로 바뀌었다. 씨엘이 페이스북에도 투자한 시기는 2004년 8월로 마크 저커버그가 투자를 받기 위해 씨엘을 찾아온다. 이때 50만 달러를 투자해서 당시 10%의 지분을 확보했다. 그리고 파운더 펀드(The Founders Fund)라는 스타트업 투자 회사를 만들어 Quantcast, Yelp, Slide, LinkedIn, Palantir 등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회사에 투자했다. 다들 지금은 성공한 실리콘밸리의 서비스들이다.

초기 두 명의 창업자 중 한 명인 맥스 레브친도 씨엘만큼 재능이 있는 인물이다. 맥스 레브친은 페이팔을 매각해 돈을 쥐자, 회사를 나와 Slide.com 이라는 서비스를 만들고, 이 서비스를 약 2천억 원에 구글에 매각했다. 또한 요즘 잘 나가는 서비스인 옐프(Yelp)에 11억 원을 투자해 큰 이익을 거두고, 그외 핀터레스트, 유누들 등에 투자해 큰 이익을 거둔다.

유튜브를 만든 스티브 천과 채드 헐리, 조드 카림은 페이팔에서 일하다 만난 회사 동료다. 페이팔의 엔지니어인 이들이 2005년 유튜브를 설립하고 2006년 10월 16일에 16억 5천만 달러를 받고 구글에 유튜브를 매각한다. 현재 나스닥 상장된 옐프 역시 페이팔의 엔지니어인 제레미 스토플만(Jeremy Stoppleman)이 페이팔을 나와서 만든 회사다.

리드 호프만의 페이팔의 임원이자 투자가였는데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한 링크드인 창업자이기도 하다. 리드 호프만은 여러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가다. 5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특이한 점은 주변사람에게도 투자기회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이 페이스북에 투자하면서 친구 마크 핑커스에게도 페이스북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당시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10만 달러를 절반으로 나누어 리드 호프만과 마크가 각각 5만 달러씩 투자했다. 이 돈은 현재 수 천 억 원이 넘는 돈으로 바뀌었다.

마크 핑커스 또한 2007년에 징가를 설립하는데, 당연히 리드 호프만이 징가에 투자했다. 징가는 초기 소셜게임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게임회사로 성장했다. 그리고 나스닥에 상장되었기 때문에 리드 호프만 역시 또 큰 돈을 벌게 된다.

페이팔 마피아는 IT산업에만 투자한 것이 아니다. 페이팔이 인수한 엑스닷컴을 만든 사람은 엘론 머스크(Elon Musk)로, 그는 전기자동차 테슬라를 만들고 민간우주선 프로젝트인 SpaceX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가 합병된 후에 내부 갈등으로 페이팔을 떠나게 되는데, 페이팔을 나온 후에 만든 회사가 전기 자동차 회사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다. 한때 파산 위기까지 갔지만 기사회생했고, 지금은 전기자동차의 대명사가 되었다. 더구나 차기 서비스로 SpaceX라는 민간 우주선 프로젝트를 내놓았는데, 이것이 성공하면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인사가 되었다.

이처럼 이베이에서 페이팔로 이어지는 인맥의 흐름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좌지우지하는 파워그룹으로 흐름이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몇 조 원에서 수 백 억 원을 번 성공한 벤처인 출신은 많다. 네이버나 넥슨 등의 상장을 통해 수 천 억 원에서 수 백 억 원을 손에 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페이팔 마피아처럼 한국 벤처산업의 발전을 위한 세력으로 성장하지 못 한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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