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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량이 바꿀 미래경제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40402_sisa.html


자율주행차량이 바꿀 미래경제

시사저널 2014.04.02.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CES에서 전기차, 자율차가 대거 등장하기 시작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가전 전시회 중 하나인 CES는 ‘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줄임말로 전자제품 전시회라는 뜻이다. 자동차 전시회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 2014년 CES의 특징 중 하나는 자동차업체의 대거 진출이다. CES 2014에 참여한 기업을 보면 BMW, 아우디, 벤츠 등 세계적인 명차 업계가 대부분 참여했다.

BMW는 커넥티드 드라이브(Connected Drive)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주변 정보를 탑승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무인운전 시스템을 선보였다. 벤츠는 페블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시계를 통해 차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어디에 주차시켰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우디는 구글과 협업하여 안드로이드 기반의 정보 시스템을 선보였다. 아우디 역시 자율주행차량 양산에 대해서 이야기할 정도로 자율주행차량 기술을 축적했다.
이처럼 2014년 CES를 보면 차에 다양한 IT기술이 접목되고 있는데, 마주오는 차량을 위해 하이빔과 로우빔을 선택하는 스마트 LED 상향등, 운전자의 눈에서 졸음을 발견하면 경보를 울려주는 시스템, 태블릿거치대, 화면을 보지 않고도 진동을 통해 터치스크린을 제대로 눌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동 터치 시스템 등 다양한 IT기술이 선보였다.

한국 IT업체와 자동차 회사의 제품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 제네시스 2015년형은 구글과 연결하여 자동차 문을 잠그고 여는 어플 등을 제공한다. 삼성 갤럭시 기어는 BMW와 합작해서 BMW의 전기차인 i시리즈를 제어하는 아이리모트(IRemote)를 선보였다. 아이리모트는 차가 경적을 울려 자신의 위치를 주인에게 알려주거나, 승차 전에 희망온도를 말해두면 실내온도가 조절되어 추운 겨울이나 뜨거운 여름에 차를 타더라도 따뜻하거나 시원한 실내에서 바로 운전이 가능하다.

이처럼 2014년 CES의 특징 중 하나는 자동차 업계가 많이 참가했다는 점인데, 이는 다시 말해서 자동차가 IT제품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IT부품이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2010년의 25%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같은 차는 제조원가의 47%가 전자부품이다. 향후 이 비중이 85%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산업은 교통수단에서 IT제품으로 급변하고 있다. 단기로는 디젤 엔진 부문과 전기차 시장이 주목받을 것이다. 유럽의 경우 친환경 디젤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1%에 불과해 자동차 편중의 심각함을 보여준다. 한국은 전기차 시장도 늦다. 반면 닛산은 ‘리프’라는 전기차를 이미 판매하고 있으며, GM도 ‘볼트’라는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2차전지 성능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1회 충전으로 160㎞를 주행할 수 있는데, 도요타자동차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2차전지를 개발했다. 독일 오펠은 1유로의 돈으로 100km를 주행하는 차를 개발하는 등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 다음으로 자동차업계에서 투자하고 있는 기술은 지능형차와 도로시스템이다. 현재 벤츠, BMW, GM, 포드, 현대기아 등 세계 자동차제조사는 공동으로 ‘V2X 시스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와 교통신호 체계, 도로 구성 등 교통과 관련된 모든 시스템을 지능화하는 것이 목표다. 달리는 차끼리 무선으로 위치와 차량 정보를 상호 교환할 수 있으며, 주변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아 안전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가 지능형 자동차와 ‘자율운전’ 기술이다. 이미 2010년에 구글은 무인자동차로 약 32만km를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 중 약 1600㎞ 구간은 사람 없이 자동차 혼자 주행했다. 그 결과 2012년 6월에는 네바다주로부터 도시 속 복잡한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는 허가를 얻었다.

이러한 자율주행차량에 모바일 기술이 합쳐질 경우에는 자동차산업과 자동차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BMW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운전자가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동차를 움직이게끔 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융합기술은 길거리에 차를 버리고 가게 만들 수 있다. 길이 막힐 경우 운전자가 차를 버리고 뛰어간다면 차는 알아서 근처 주차장에 가서 주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차가 제대로 주차되었는지는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CES 2014의 특징으로 부상한 자동차의 IT제품화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84회 ‘2014 제네바모터쇼’에서 분명하게 그 방향을 보여주었다. 세계 5대 모터쇼 중의 하나인 제네바모터쇼에는 250여개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참여했는데, 이번 제네바모터쇼에서 눈길을 끄는 차는 자율주행차량이다.

스위스 자동차 튜닝 전문업체 린스피드(Rinspeed)가 내놓은 전기 컨셉트카인 ‘X체인지(XchangE)’는 테슬라 모델S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그래서 앞좌석이 뒤쪽으로 돌아갈 수 있게 디자인했다. 운전석을 뒤로 돌릴 수 있게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혼자서 운전하는 동안 운전자가 몸을 펴서 쉬거나, 뒷좌석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독일의 아카(AKKA)가 출시한 컨셉트카 ‘링크&고(Link&Go) 2.0’도 자율주행차량으로, X체인지처럼 앞좌석이 뒤로 돌아갈 수 있어 뒷사람과 이야기하며 이동할 수 잇다.

이러한 자율주행차량 등장의 의미는 교통사고 제로(0)의 시대가 열렸음을 말한다. 자율주행차량은 사고를 내지 않는다. 센서를 이용해 주위 차들과 일정한 간격과 속도를 유지하며 교통신호도 정확하게 지킨다. 다른 차가 받으려 할 때 사람은 반응속도가 느려서 피하고 싶어도 부딪치지만 자율주행차량은 기계답게 눈깜짝할 사이의 반응으로 피한다.

교통사고 제로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은 백 만 건의 교통사고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응급실에 실려오는 교통사고 환자가 사라지게 되고,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인이 생기지 않게 되고, 장애인이 안 생기니 그만큼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담당 직원 수가 줄어든다. 차사고가 안 나니 자동차보험이 필요 없어진다. 물론 사람이 운전하지 않으니 음주운전이라는 말도 성립하지 않으며, 대리운전이니 택시기사니 하는 직업도 사라질 것이다. 운전학원도 필요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직업적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목(attention)의 변화다. 그동안 운전자는 도로에 모든 시선과 신경을 썼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무려 2 시간 동안 운전자의 주목은 도로교통상황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이 보급되어 운전자가 운전을 안 하게 된다면 출퇴근하는 왕복 2시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주목경제가 차 안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 시간을 누가 잡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운전자는 이제 출퇴근 2시간 동안 영화를 볼 수도 있고, 뉴스를 보거나 증권을 거래할 수도 있다. 연인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차 안에서 2시간을 누가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새로운 경제와 시장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강자가 태어나는 것이다.

달리 보자면 자율주행차량 시대의 차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소통하는 공간이나 업무공간, 휴식공간으로 기능이 더 두드러질 것이다. 이 시간 동안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자동차의 경쟁력이 된다. 이런 이유로 미래의 자동차산업은 판매 산업이 아니라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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