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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사회의 노동자 드론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40507_sisa.html


미래사회의 노동자 드론

시사저널 2014.05.07.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경제성과 현실성, 유용성을 고루 갖춘 로봇이 드론

현재 많은 국가의 심각한 현안 과제 중 하나는 노령화다. 장수화 노령화 영향으로 연금이 고갈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한국도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노인인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이 되면 한국의 유권자 중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인구 2명 중 한 명이 50+가 되는 것이다. 2050년에는 50+가 인구 세 명 중 두 명이 되고, 65세 고령인구만 약 40%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때가 되면 국민연금이 고갈될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어, 한국에서도 노령화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이 시급해지고 있다. 노령인구의 증가는 경제생산인구의 감소로 이어진다. 50대 이상은 육체노동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결국 노령화 시대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드론(drone)은 가장 현실성있게 제시되는 해결책이다.

드론은 꿀벌의 수벌을 뜻하는 낱말인데, 벌처럼 웅웅거리며 날아다닌다는 의미에서 원격이나 자동으로 조종되는 무인비행기(Ummanned Air Vehicles)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초기에는 감시, 정찰, 암살, 폭격 등의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연구되었으나 최근에는 민간에서 활용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드론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민간에서 드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다음 주소를 입력해서 비제이 쿠마르(Vijay Kumar)가 강연하는 ‘Robots that fly and cooperate’라는 동영상 보기를 권한다. 동영상 주소는 유튜브는 ‘http://bit.ly/1cyk7LE’, 한글자막 있는 TED 원본은 ‘http://bit.ly/1pxOUOv’이다.

비제이 쿠마르의 드론이 보여주는 성능은 놀랍다. 불과 45g에 불과한 작은 로봇이 상황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의 로봇은 미리 정해진 움직임만을 반복했다. 반면 쿠마르의 드론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상황에 맞는 동작을 보여준다. 움직이는 훌라후프의 가운데를 계산해서 통과하고, 수평으로 날다가 날개가 걸릴 것 같다고 판단이 되면 수직으로 몸을 눕혀 통과한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지능이 있다는 점에서 쿠마르의 드론은 과거의 로봇과 다른 것이다.

더 중요한 부분은 중앙통제 장치를 거치지 않고 로봇끼리 로컬로 통신하면서 창발을 이루어낸다는 점이다. 이는 개미의 사회성에 착안했다. 개미는 한 마리의 지능이 높지 않은데, 여러 마리가 모이면 사회성을 갖춘다. 이른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창발(emergence)이라고 말한다. 쿠마르의 로봇은 중앙통제장치의 통제 없이 주변 로봇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길이 좁아지면 4열 종대였던 로봇들이 2열 종대로 폭을 줄여서 통과한다.

로봇에게 중앙통제장치의 통제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몇 가지 이유로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로 중앙에서 제공 가능한 정보는 과거의 정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불이 나고 건물이 무너진 현장의 재난상황을 중앙통제장치는 알 수 없다. 두 번째로 중앙통제장치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발생할 재앙의 위험분산을 위해서다. 수 억 대의 로봇이 중앙통제장치에 의해 통제를 받는다면 중앙통제장치의 제어시스템이 멈추거나 통신이 불가능해지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수 억 대의 로봇은 고철덩어리가 될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중앙통제장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통신이 되어야 하는데, ‘해저, 동굴, 무너진 건물, 지하’ 등 통신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로봇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쿠마르의 로봇이 보여준 것처럼 어떤 문제의 목표치를 주면 서로 협업을 통해서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일련의 동작은 드론이 미래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건물을 지으라는 목표치만 주면 여러 대의 로봇이 힘을 합해 기둥을 세워가며 건물을 짓는다. 결국 로봇의 수를 늘리거나 로봇의 크기만 늘리면 수 천 미터 짜리 고층빌딩도 로봇이 순식간에 건설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단기간에 드론이 가장 활발하게 사용될 분야는 감시 및 구조, 배달 쪽이다. 아마존의 경우 2013년 12월 1일에 ‘프라임 에어(Prime Air)’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프라임 에어 프로젝트는 드론을 이용한 30분 배송시스템이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은 최대 2.3kg의 물품을 16km까지 운반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아마존의 프라임 에어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단지 안전 등의 문제와 항공법 등 기존 법규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남아있을 뿐이다. 프라임 에어와 같은 배달 드론이 활성화된다면 노인들에게 피자를 배달하거나 약을 배달하는 일도 드론이 맡게 될 것이고, 약을 받으러 약국까지 갈 일도 없어진다. 노령화시대의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민간에서 드론을 활용한 시도가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MIT에서 개발한 스카이콜(SkyCall)은 대학의 건물을 알려주는 드론이다. MIT 방문자 중에서 길을 잃어버렸을 때는 스마트폰의 앱을 내려받은 후 ‘call’ 버튼을 터치해 스카이콜을 불러서 캠퍼스의 길찾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개념의 길잡이용 드론으로 산불 감시나 산불 발생 시 하산로를 알려주는 드론인 폴리플레인(Polyplane)이 있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폴파운드(Paul Pounds) 박사팀이 개발한 폴리플레인의 특징은 저렴하고 생산이 간단해 일회용으로 쓸 수 있을 정도라는 사실이다. 산불이라는 악조건에서 써야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늘을 나는 드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발생하는 선박 침몰 사고 때 사용할 수 있는 드론으로는 유캣(U-CAT)과 같은 해양드론이 있다. 탈린대학(Tallinn University )에서 개발한 유캣은 스스로 동작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중 탐사에 쓰는 장비들처럼 케이블이 불필요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케이블 방식은 케이블이 배의 각종 구조물에 걸리고 꼬여서 탐사가 어렵지만, 유캣 같은 드론은 케이블이 없고 어느 방향으로도 자유로운 유영이 가능해 침몰한 배를 수색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이처럼 드론은 배달부터 빌딩 건설 같은 생산적인 업무를 대신할 수도 있고 원전사고, 선박침몰, 난파선탐사, 동굴탐사, 조난 구출 등 재난 시 사람을 대신해 들어가 현장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용될 수도 있다.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할 수 있는 존재인 로봇 중에서도 경제성과 현실성, 유용성을 고루 갖춘 로봇이 드론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드론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고, 한국에서도 드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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