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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테크놀로지 참여 없으면 미래 ICT도 없다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40526_sk.html


오픈테크놀로지 참여 없으면 미래 ICT도 없다.

SK브로드밴드. 2014.05.26.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2014년 3월 3일에 한국거래소의 차세대 매매체결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가 성공적으로 가동되면서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파생상품시장, 채권시장의 5개 시장이 초고속 매매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엑스추어플러스의 성공적 가동은 IT업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국내 경제를 책임지는 거대한 시스템이 오픈테크놀로지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열흘 뒤인 3월 13월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최하는 ‘오픈 테크넷 서밋 2014’가 열리는 등 오픈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픈테크놀로지는 이름 그대로 공개 기술을 말한다. 1970년대, 80년대, 90년대까지는 기술을 특허로 묶고 비공개 독점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개방과 공유 없이는 IT업체가 발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오픈테크놀로지가 필수적인 시대 흐름이 된 이유는 기술이 너무 복잡하고 방대해졌기 때문이다. 오픈테크놀로지의 한 분야인 오프소스의 증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픈소스란 공개된 소스를 말한다. 소스가 공개되었기 때문에 누구나 프로그램의 구현 원리를 알 수 있고, 소스를 가져다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기밀에 해당하는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하는 이유는 소스 공유가 개발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단순했던 과거에는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소스코드가 짧았다. 가장 복잡하다는 운영체제(OS) 소스코드를 예로 들자면, MINIX3의 소스코드는 4천 줄에 불과했다. 반면 윈도XP는 4천 만 줄로 만 배나 늘었다. 비스타는 6천 4백 만 줄로 갈수록 엄청나게 늘고 있다. 소스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수 천 만 줄이나 되는 소스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데, 몇 만 명의 직원을 고용해 몇 년 동안 소스를 짜야 하는 규모다. 천문학적인 돈과 시간, 인력이 드는 것은 물론이며, 어떠한 위험요소가 숨어있을 지 검증이 안 된다. 만약 소스에 문제가 있다면 프로그램이 오동작하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오픈소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다시 소스를 짜지 않아도 된다. 종이로 출력하는 출력 기능이 필요할 경우 과거에는 몇 달에 걸쳐 개발자가 출력 기능을 구현해야 했지만, 이제는 오픈소스를 가져다쓰면 공짜로 몇 분만에 구현이 가능하다. 또한 오픈소스는 소스가 공개되었기 때문에 수 많은 다른 개발자에 의해 소스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고 좀더 효율적인 소스로 개선이 가능하다. 프로그램이 오동작하거나 보안 문제를 방지할 수 있고, 더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이 오픈소스를 쓸 수밖에 없고, 사실상 현재 세계 IT업계는 오픈소스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IT시장 분석기업인 가트너에 의하면 이미 2010년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오픈소스SW를 사용하는 비율이 75%였으며, 2016년에는 그 비율이 99%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오픈테크놀로지는 리눅스와 같은 OS에 많이 채택되었지만 SNS,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면서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킹, 스토리지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오픈테크놀로지 도입에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최근 IT업계의 화두이자 미래 ICT의 기반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SNS,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오픈테크놀로지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대표 주자인 아마존의 시스템이 대부분 오픈소스로 구현되었으며, HP, 델, IBM, 시스코 등 세계 최상위권 글로벌 IT 기업들도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자사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오픈테크놀로지인 하둡(Hadoop)이 절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둡은 분산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분산형의 모범 사례인 구글 파일 시스템(GFS)를 벤치 마킹해 만든 기술로, 대용량 자료 처리를 위한 기술이다. 하둡이란 이름은 하둡을 맨 처음 만든 더그 컷팅(Doug Cutting)이 붙인 이름으로, 아들이 가지고 놀던 노란 코끼리 인형의 이름이다. 그래서 하둡 로고에는 노란 코끼리가 등장한다. 기업이 하둡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대용량 데이터를 제대로 다루려면 엄청난 고비용이 들었는데, 하둡 기술을 이용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하둡 자체는 오픈소스로 공짜다. 어쩌면 하둡이라는 오픈소스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빅데이터는 활용되지 못 하고 쓰레기 자료 취급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그래서 구글도 빅데이터 분야에서는 하둡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둡을 통해 구글은 코드 호환성과 시간 절감 등의 다양한 장점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외 링크드인, 트위터 등 많은 해외 서비스가 하둡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하둡 개발자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문제는 한국 기업의 오픈테크놀로지에 대한 인지도 및 참여도가 낮다는 점이다. 오픈스택(OpenStack)의 참여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오픈스택은 IaaS 형태의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현재 가장 주목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이는 참여기업만 봐도 알 수 있다. 오픈스택에 참여한 기업을 보면 IBM, 델, HP, AMD, 인텔, 캐노니컬, 수세 리눅스, 레드햇, 시스코 시스템즈, 오라클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은 대부분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 기업에서 오픈스택에 참여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며, 그나마 활동이 빈약하다. 스택칼리스틱이 발표한 오픈스택 커뮤니티 기여 기업 목록을 보면 레드햇(20%), HP(15%), IBM(10%) 등이 1위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위권 기업 대부분이 외국 기업이다. 한국 최상위권 IT기업 중 하나인 삼성SDS는 겨우 90위를 차지했다. 오픈스택 기여도가 낮다는 말은 한국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관련 전문 인력 양성도 어렵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오픈스택이나 하둡 엔지니어의 수는 매우 적어서 인력 빼가기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더 늦기 전에 한국 기업들이 오픈테크놀로지 도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더구나 오픈테크놀로지는 더 이상 IT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아마존의 AWS는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아모레퍼시픽, LG, 넥슨, 게임빌, 스타일쉐어 등 한국의 많은 기업이 사용 중이다. 아마존의 오웬비 이사에 의하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AWS를 이용함으로써 80%의 비용절감과 글로벌 진출 시점을 50% 이상 단축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오픈테크놀로지는 B2B에만 사용하는 기술도 아니다.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파이어폭스, 크롬과 같은 웹브라우저를 비롯하여 페이스북과 SNS와 같은 B2C 기술도 오픈테크놀로지에 의해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 역시 오픈테크놀로지다. 그렇기 때문에 오픈테크놀로지를 외면하고 IT 발전과 혁신을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의 유무선 플랫폼 사업자는 그동안 한국 기업을 상대로 유무선 플랫폼 사업을 펼쳤다. 그런데 아모레 사례가 보여준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 기업이 한국의 플랫폼을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결국 유무선 플랫폼 업자를 비롯하여 한국의 ICT 기업은 글로벌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오픈테크놀로지 도입에 뛰어들어야 한다. 다른 기업과 협업 및 기업 내 협업과 정보 공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장에서 경쟁사도 오픈테크놀로지에서는 서로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동료임을 인지하고, 오픈테크놀로지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좀더 적극적으로 협업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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