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첫화면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시대의 도래와 대응전략

IT문화원칼럼. URL: http://ith.kr/column/20160211_suhyupbank.html


로봇산업의 전환점이 될 페퍼

수협은행사보. 2016.02.11.

-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한국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발

2015년 11월에 한국 최초의 인터넷은행 사업자로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한국카카오은행은 넷마블, 로엔, 서울보증보험, 우정사업본부, 이베이코리아, 예스24, 카카오, 코나아이, KB국민은행, 텐센트, 한국투자금융지주 총 11개사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이 50%를 차지한다. 케이뱅크는 KT, 우리은행,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다날,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한국관광공사 등 21개사가 참여하며 고른 지분 분포를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기존 은행의 차이점은 오프라인 지점 업무가 없이 인터넷으로만 은행업무를 본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미 한국 소비자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송금하고 공과금을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인터넷은행이라고 해서 기존은행과 차이를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케이뱅크는 전국에 산재한 GS편의점과 전화국을 지점으로 활용할 계획이기 때문에 사실상 기존은행보다 더 많은 지점을 가진 은행이 된다. 결국 은행이 두 개 더 생긴 것뿐이다.

물론 인터넷은행으로 선정된 두 업체는 기존 은행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카카오은행은 카카오톡을 이용해 VAN사와 PG사를 배제한 결제 프로세스를 구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수료를 대폭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계좌번호 없이 카톡 아이디 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간편송금 기능도 선보인다. 공과금 역시 카톡으로 청구받고 납부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혁신이라 부르기 어렵다. 미국의 페이팔이 이메일 아이디만으로 송금 가능한 서비스를 보인지 선보인 지 이십년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아이디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는 상황이니 늦어도 많이 늦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했지만 10% 안팎의 대출금리는 기존 은행보다 훨씬 높은 이자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낮춘 효과를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Open API 기반의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 자산운용, P2P, 크라우드펀딩 등을 제공하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핀테크 플랫폼 전략은 안 나온 상태다.

케이뱅크도 Open API 뱅킹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원스톱 SOHO 금융 플랫폼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공인인증서 기반의 한국 금융 관행에서 Open API가 제대로 동작할 지 미지수다. 구글맵이나 Facebook F8처럼 전세계적으로 활용되는 Open API가 한국에서 나오지 않고 매시업 서비스가 한국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는 각종 규제 때문이다. 더구나 금융 쪽이면 더욱 규제가 강할 것이다. 케이뱅크는 계좌번호 없이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하는 심플 뱅킹, GS25 편의점을 이용한 편의점 뱅킹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마도 인터넷전문 은행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면 편의점뱅킹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은행이 지점을 축소하는 것과 반대의 전략이기 때문이다.

인터넷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은행 창구의 송수신 업무가 줄었고, 금융기업 지점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돈을 송금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ATM기마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ATM기 사용자 수가 줄면서 부동산 비용을 비롯한 관리비 적자가 느는 것이다. 결국 자동화코너를 비롯한 간이 ATM기는 계속 철수될 수밖에 없다. 지점이 줄고 자동화코너가 줄면서 소비자의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금융권이 영업소나 지점, 자동화코너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곳곳에 산재한 편의점을 활용한 뱅킹 업무는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

모바일거래 증가는 기존 금융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져

인터넷은행이 출발한다고 해서 기존 은행에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인터넷은행도 은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프라인은행이건 인터넷은행이건 같은 은행인 이상 적이 아니라 동료다. 은행이 무서워해야 할 변화는 은행이 필요 없는 시대로의 변화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스마트폰을 통해서 이미 시작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율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는 매년 수 천 명의 증권맨이 실직하고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와 같은 IT기술이 증권맨에게는 파멸의 레드빈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2011년말에 4만 4천 여명이던 증권사 직원은 2015년 9월에는 3만 6천 여명으로 8천 명이나 줄었다. 영업소는 1856개에서 1217개로 3분의 1이 사라졌다. 불과 4년만에 일어난 변화다. 2015년 12월 통계청에 따르면 금융권 취업자는 2014년 대비 5만 1천 명 감소했다. 문제는 이러한 금융업 종사자의 감소가 금융위기와 같은 사건으로 인해 벌어진 일시적 현상이 아닌 지속적인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알리바바의 경우 2015년 약 400조 원이 넘는 GMV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는데, 이 거래액의 상당수가 알리페이로 거래된다. 2015년 알리페이(支付宝) 명세서에 따르면 모바일 지급 비중이 65%에 도달해 2014년의 49.3%보다 15.8%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해시민의 경우 연간 200만 원에 가까운 거래를 알리페이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말은 알리페이 거래액만큼 신용카드나 은행거래가 줄고 있다는 말이다. 알리페이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동안 신용카드나 은행거래는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알리페이의 세계가 넓어질수록 신용카드 거래액과 은행 거래는 줄어든다.

이는 알리페이와 같은 새로운 결제수단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거의 모든 업종이 은행과 신용카드 사용의 급격한 감소에 동참하고 있다. 모바일을 활용한 선불카드나 멤버십 등은 이런 변화의 한 사례다. 스타벅스의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오더는 지하철 안이나 길을 걸어가는 동안에 주문을 하고, 매장에 도착해 바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당연히 주문자는 모바일로 결제를 하게 된다. 2015년말 기준으로 한국 스타벅스 어플 내려받기 수는 295만 건에 이르며, 전체 결제 건수 중 모바일 앱이나 스타벅스 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했다. 미국 스타벅스 어플은 1,040만 명이 내려받았고, 결제의 25%가 모바일 결제로 이루어진다. 과거에는 스타벅스에서 10만원 어치 커피를 주문하려면 신용카드를 30번 결제해야 했다. 3500원 짜리 커피 한 잔을 시킬 때마다 신용카드 결제가 이루어졌고, 그때마다 신용카드사는 수수료를 챙겼다. 그러나 이제는 10만원 충전할 때 한 번만 신용카드나 은행거래가 이루어진다. 이후 30번의 주문은 스타벅스 선불카드에서 차감되고, 과거 신용카드사가 가져갔던 수수료는 스타벅스의 몫이 되었다. 신용카드사 입장에서는 주문 시 서른 번의 수수료가 충전 시 한 번으로 급속하게 줄어든 것이다. 커피가게에만 해당하는 상황이 아니다. 영화, 대형마트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이 모바일 결제로 전환하고 있고 그 거래액의 변화만큼 기존 금융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진짜 무서운 레드빈은 기존 은행이나 카드사가 필요 없는 서비스들이 될 것이다. 엠페사(M-Pesa) 모바일 머니 서비스의 경우 은행 없이 휴대전화로 돈을 주고받는 서비스로 은행의 입출금 송금, 공과금과 보험료 납부, 쇼핑 결제, 월급 지급, 대출 등을 대체했다.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와 같은 회사는 개인끼리 외환 송금 및 환거래를 중개한다. 트랜스퍼와이즈 창업자인 크리스토는 송금할 때마다 5%를 수수료로 떼이던 것에 분노해 트랜스퍼와이즈를 창업했다. 지금까지는 은행을 통해 외환을 환전 송금하면서 적지 않은 수수료를 냈는데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10분의 1로 낮추고 있다. 이 외에도 렌딩클럽(Lendingclub.com) 같은 P2P대출, 온덱(Ondeck.com) 같은 온라인대부업, 크라우드펀딩, 브릴리언트 카드와 같은 스마트카드, 유니클(UNIQUL) 같은 얼굴인식 결제서비스 등의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엠페사나 트랜스퍼와이즈처럼 기존 은행을 거치지 않고 송금하거나 환전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은행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공유경제와 주문형경제에 맞게 스스로 핀테크 서비스로 전환 필요

결국 트랜스퍼와이즈나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가 보여주는 핀테크 트렌드는 주문형경제로 전환이다. 앞으로 공유경제와 주문형경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인데 이 경우 기존 금융업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트랜스퍼와이즈, 우버, 리프트와 같은 주문형경제와 공유경제가 결합된 서비스의 증가는 개인간 거래를 증가시킨다. 페퍼(Pepper)와 같은 휴머노이드의 등장과 보급은 10만 가지 인류 직종을 하루 아침에 없앨 수도 있고, 남녀의 데이트 및 결혼을 막아 유통산업의 매출을 억제시킨다. 테슬라와 같은 자율주행차의 보급은 에너지시장의 변화 및 주목경제의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콘텐츠 및 유통산업과 금융산업의 변화를 가져온다. 아마존과 구글의 드론은 택배산업과 같은 유통망의 변화로 그치지 않고, 약배달 식사배달 등으로 확장되어 의식주 산업 전반을 바꾸게 된다. 3D프린터 역시 대기업 중심의 의식주 산업을 새로운 의식주 산업으로 변화시킨다. 홀로렌즈나 매직리프와 같은 서비스는 협업과 소통 교육의 혁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의 총합은 기존 금융 서비스의 불필요와 새로운 유형의 금융 서비스의 재탄생으로 이어진다.

공유경제와 주문형경제로 전환은 금융업이나 국가에 큰 부담이다. 과거에는 한국사람이 프랑스에 가서 호텔비로 100만 원을 쓰고 프랑스 사람은 한국에 와서 호텔비로 100만 원을 썼다. 그만큼 양국에 세수가 발생했다. 그런데 두 나라 사람이 서로 휴가 때 집을 교환해서 사용하게 되면 개인은 각자 100만 원을 아꼈지만 각 나라에서는 세수 100만이 사라진 것이고, 금융업 쪽에서는 신용카드 거래액 100만 원이 사라진 상황이 된다.

결국 인터넷은행이 출발하고 핀테크가 점차 새로운 물결로 확산되는 시점에서 기존 은행의 대응전략은 하나로 귀결된다. 핀테크 기업이 선보이는 혁신 서비스를 기존은행이 먼저 하는 것이다. 기존은행의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존은행의 서비스로는 경쟁력이 없다. 후지필름이나 IBM이 기존 자신의 주력사업을 버리고 시대변화에 맞는 서비스로 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살아남은 것처럼 기존은행들 역시 과거의 서비스를 버리고 새로운 서비스로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것만이 유일하고 현실적인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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